<국내 최고의 지관(地官)이고 풍수사 호안(虎眼) 김상덕역 배우최민식>
어지간한 대기업 사장도 굽실댈 만큼 높은 입지와 평판을 가지고 있는 지관으로, 독일인과 곧 결혼할 딸[2]을 두고 있습니다. 딸의 결혼식 비용에 혼수를 보탤 생각에 이화림이 가져온 의뢰를 접수하지만, 의뢰인의 조부 묫자리를 살펴본 후 대번에 손을 떼려고 하다 결국 맡기로 결정합니다.
영화 속에서 내레이션이나 대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기도 하며, 이화림과 함께 본 작품의 주인공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평소 입도 거칠고 딸의 결혼식이 머지않았기에 금전에 얽매이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지만, 나쁜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진 씨 일가의 악몽 사연을 듣고서는 일가의 슬픔에 공감하며 악몽의 발단이 된 아이를 살갑게 달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외국인 사위를 두는 것에 다소간의 거부감을 느끼긴 해도 곧 할아버지가 되기 때문인지 갓난아이인 아들을 살려 달라는 박지용의 부탁도 끝내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작중 '지관으로서 직업의식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란 본인의 말대로 의뢰인의 묫자리가 워낙에 험한 탓에 맡지 않으려던 파묘 건이 진행될 때 일행에게 '정중히 모시자'라고 말하는 등 가장 진중하게 나서는 인물이며,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영화후반부에서 동료들을 독려할 때에도 단순히 민족주의적인 적대감이 아니라 '언젠가 우리도 묻히게 될 곳이자 우리 손자들이 살아야 할 땅을 지켜야 한다'는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도 하는 좋은 어른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원혼을 달래는 무당역 배우김고은>
젊은 나이에도 용하다는 소문이 퍼진 무속인(김고은). 김상덕과 함께 본작의 실질적인 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차분하면서 실리주의적인 성격으로, 나이 차가 꽤 많은 어른들 앞에서도 무당답게 기도 셉니다. 데리고 다니는 봉길과는 명목상 사제관계지만 나이 차이도 적고 같이 운동도 다니는 등 친남매나 다름없는 사이입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의뢰를 처음 받은 인물로, 문제의 원인이 묫바람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이장(移葬)을 제안하며 묘지와 장례에 능한 상덕, 영근과 함께하게 됩니다. 일본에서 활동하기도 해서 일본어가 꽤나 유창합니다. 이쪽도 상덕과 마찬가지로 오니를 유인할 때 전자담배로 긴장을 푸는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지관 김상덕과 함께 일하는 장의사역 배우유해진>
대한민국 명인 인증을 받은 장의사이며, 방송 출연도 여러 번 해서 꽤나 알려진 인물로 보입니다. 전직 대통령까지도 염했던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깁니다. 김상덕과 꽤나 오랫동안 일을 같이 해서 그런지 풍수를 약간은 볼 줄 압니다.
간판은 '의열 장의사'. 사무실에 '종교 무관 환영'이라고 유리창에 붙어 있습니다. 개신교 장로이기도 합니다. 수시로 성경 구절을 외기도 하고, 교회 사람들과 사무실에서 찬송가를 틀어놓고 성경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신교인임에도 묫자리를 잘못 쓰면 부정을 탄다든지, 귀신의 존재라든지, 무당의 굿이라든지 미신적인 것에 전혀 거부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장의사로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실제 체험을 통해 인정하게 된 듯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가질 법한 의문을 대신 질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무당 이화림과 함께 활동하는 법사역 배우이도현>
화림과는 명목상 사제 관계이지만 친남매라고 봐도 될 것 같은 사이. 온몸에 태을보신경을 문신해 놓아 범상치 않은 비주얼을 갖고 있습니다. 굿판에서 북을 치는 악사이자 경문을 읊는 법사이면서 귀신을 몸에 받는 신주 노릇도 할 수 있습니다. 본래 야구선수가 목표였던 것으로 보이나, 과거 신병을 얻어 야구를 그만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합니다. 이때 봉길은 가족에게 버림받았고 원래라면 박수(남자 무당)가 될 팔자를 갖고 있었으나 봉길이 화림의 스승을 찾아왔다가 화림을 만나 그 곁에 머물면서 박수가 되지 않게 됐다는 듯하다.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가 화림에게 거두어지고, 화림 밑에서 법사로서 새 삶을 살 수 있어서인지, '화림 옆에 있으면 아무것도 겁이 나지 않는다'며 화림을 친누이처럼 믿고 따랐습니다.
<장재현감독 소개>
장재현 감독은 대담한 시도와 독특한 스타일로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다루며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초자연적 공포를 다룬 "검은사제들", 종교와 사이비 운동을 다룬 스릴러 "사바하", 그리고 "파묘"가 있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영화계를 리드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앞으로 그의 창작활동에도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습니다.